모순된 인간본성을 성찰하는 좌표 - 그라운드 제로

 



2015년 10월, P.D Smit가 쓴 책 “도시의 탄생”을 읽으면서 오늘날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한 뉴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바로 그 중심에 있는 그라운드제로가 있었다. 2001년 9월11일 한국시간으로 자정이 되어가는 시간에 CNN Break News를 통해 맨하튼의 무역센터(WTC)가 테러로 무너지는 믿을수 없는 광경을 보고 경악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단순히 희생자를 추모하는 상징적 장소로 알고 있었던 그라운드제로는 그 의미를 찾는 과정에서 더 충격적인 역사적인 맥락을 이해하면서 이 작업이 시작되었다.


그라운드제로의 맥락은 2차 세계대전 중인1945년 8월6일과 9일에 걸쳐 미국이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투하를 계획한 작전명이 “맨하튼”프로젝트이고 그 좌표를 “그라운드제로”라 명명했다. 2001년 9월11일, 미국이 테러 공격을 받은 곳이 뉴욕 맨하튼 무역센터(WTC)“이고 이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장소를 “그라운드제로”라 말하는 “공간과 의미가 중첩”된 역사적 아이러니한 공간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이 중첩되는 공간과 의미의 아리러니를 어떻게 바라볼것인가? 나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것이었다. 그라운드제로가 단순히 그 사건으로 인해 희생자를 추모하는 또는 그 사건을 기억하는 수준으로 남겨두기는 작가로서 아쉬운 부분이었다.


동일한 주체가 상황과 이해에 따라 자기식의 논리를 만들어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는 인간의 숙명, 나에게 그라운드제로는 인간의 모순된 본성을 바라보게 하는 지점이었다. 어찌보면 나와는 전혀 무관한 공간인 뉴욕 911현장과 히로시마 원폭돔 그리고 시골마을 나가사키 원폭중심지까지 내가 왜 갔을까? 이유는 단순 분명하다. “그 자리를 눈으로 가슴으로 느끼고 싶었다.” 그 자리에서 과거에 인간이 행한 무자비함을 상상하는 것, 그 자리를 지켜며 자연스럽게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는 것, 그것을 기록하고 담는 작업은 매우 중요했고 수백 수천장의 사진을 하나하나 응축하는 작업과정은 나에겐 성찰의 시간이었다.


동양인이 그리고 한국인이 왜 직접적인 관련도 없는 그라운드제로를 언급하고 그 지점을 이야기 할까? 한마디로 정리하면 간단하다. “나도 그들과 똑 같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되어라” “인간이 어찌 저런? 인간의 탈을 쓰고?” 라는 인간이 인간을 꾸짖는 이 아이러니한 시츄에이션은 무엇인가? 상황과 이해에 따라 인간에게는 또다른 모순된 본성이 있다는 사실, 나도 인간이라는 존재이기에 그라운드제로라는 공간과 의미에서 나를 성찰하는 중요한 사유의 지점이 되었다.


나에게 그라운드제로는 모순된 인간본성을 성찰하는 좌표와도 같았다.